소망과 희망을 담은 새김질, 서각을 대중 문화예술로 저변을 넓히다…성헌서각(惺軒書刻) 김기철 각수(刻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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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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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 헤럴드경제 |
링크 |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70608000786&cpv=1 |
현대 문명이 발달하고 각종 첨단 인쇄시기가 등장하며 종이 매체가 가진 기록물로서의 의미는 다소 희미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글자 하나하나를 새겨 넣는 목판각은 여전히, 아니 과거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전통예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이다. 몽골의 외침이 계속되던 시절, 부처님을 향한 간절한 염원과 호국의 바람이 그 안에 담겨 있는 까닭이다. 성헌서각의 김기철 각수(刻手)는 바로 이러한 정성의 마음으로 지금도 판각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각수 중 한명이다.
1985년 구암 윤영조 선생 문하에서 한글 서예를 익혔으며, 1987년 석촌 김상철 선생으로부터 수년 간 서각 이론과 실기를 배운 김기철 각수는 이후 1991년 근원 김양동 선생님 문하의 근묵회에 들어가 한문 서예와 전통 목판의 총체를 전수받았다. 당시 배운 목판각의 배자 및 판각 방법, 인출 과정, 중국·일본과의 서각법 비교 분석 등은 그의 서각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긍심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후 미성숙한 전통 예술시장의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던 그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전연구원으로부터 각수로 초빙 받게 되었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해인사에 머물며 우리나라 최초로 대장경 경판 복원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작업이 끝난 후에도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해인사에서 가까운 합천군 묘산면에 귀촌하여 머물게 된 김기철 각수는 당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삼아 지금까지도 서각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외 방송 프로그램 및 다큐멘터리 등에서 그의 서각 작업을 비중 있게 다루었으며, 그가 만든 목판 대장경판은 브라질, 터키, 폴란드 대통령과 티벳왕사인 링린포체, 달라이라마 존자, 미국 버클리대 박물관, 시카고대학, 일본 교토 불교대학 등에서 소장되고 있다. 또한 문화재청 ‘국가지정 중요 전적문화재 원문DB 구축사업’에 국내각수로서 유일하게 참여했으며, 다양한 전통문화예술제에 참여하며 우리 전통예술인 서각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완공된 경남 합천군 대야성의 현판 작업을 수행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의 산문 현판을 국내 최대 크기, 최고 무게로 제작한 바 있다.
김기철 각수는 “서각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바람, 간절함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담겨있다”라며, 고객의 마음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각수의 역할’이라 전했다. 고객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언제나 최선을 다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탄생시키고자 노력하는 그의 열정과 올곧은 정신이 후손들에게 길이 기억될 새로운 문화유산을 탄생시킬 바탕이 되길 기대해 보자.